▶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늦가을 해질녘, 황해도 곡산 관아 앞마당에 피투성이가 된 사내가 멍석 위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입가에는 시커먼 피와 진흙이 뒤엉켜 있었고, 그를 둘러싼 포졸들은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사내의 불룩한 배를 내려다보고 있었지요.진흙탕에서 건진 놋쇠 조각숙종 삼십이년, 황해도 곡산 땅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가난한 소작농 박칠복이 살고 있었습니다.칠복은 성품이 우직하고 순진하여 남을 속일 줄 몰랐으나, 늙은 홀어머니의 기침병을 고칠 약 한 첩 살 돈이 없어 늘 가슴을 쥐어뜯었지요.칠복이 부치는 논밭의 주인은 고을에서 소문난 만석꾼 배 진사였습니다.배 진사는 백성들의 피땀을 쥐어짜 피도 눈물도 없이 곳간을 채우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한 자였지요.어느 날 칠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