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역사 2

강계 관아의 차가운 옥을 녹인 늙은 시객의 시조 한 수와 비밀 장부

▶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칼바람이 살을 에는 북방 강계 땅의 겨울밤, 관아의 작은 별당에는 살얼음 같은 침묵이 흐르고 있었더랍니다. 숯불 화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이는 백발이 성성한 유배객과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을 한 관기였지요.얼어붙은 북녘 땅의 은밀한 밀명선조 임금 시절,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평안도 강계 땅으로 쫓겨온 송강 정철은 그저 낡은 붓과 술병에 기대어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시와 풍류로 천하를 울렸던 대문장이었으나, 거친 북변의 삭풍 앞에서는 그저 초라한 늙은이에 불과했지요.그런 그가 머무는 처소에 어느 날 밤, 관아에서 가장 빼어나다는 기생 진옥이 홀로 찾아왔습니다. 옥처럼 맑고 차가운 자태를 지닌 진옥은 술잔을 채우면서도 단 한 번 미소를 짓지 않았지요. 진옥이 ..

인물야담 14:06:43

대감마님의 담을 넘은 밤도둑이 포도청 군관의 멱살을 잡은 까닭

▶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선조 임금 시절, 한양 남산 밑 백사(白沙) 이항복 대감의 사랑채 지붕 위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살금살금 기어들었더랍니다.스산한 초겨울 바람이 문풍지를 흔들던 야심한 밤, 창호지 문틈으로 칼날 같은 비수가 쑥 들어와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지요.서까래 밑에 숨어든 칼잡이방 안에는 기름등잔 하나가 가물거리고 있었고, 백사 대감은 벼루에 먹을 갈며 책장을 넘기던 중이었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리자 복면을 쓴 건장한 사내가 방 안으로 불쑥 뛰어들었지요. 번쩍이는 칼날이 백사의 목덜미 턱밑까지 바짝 다가섰습니다."소리치면 목숨은 없다. 집안의 패물과 은자(銀子)를 몽땅 내놓아라!"그 도둑의 이름은 최달식이라 하였는데, 본래 관군의 힘센 마부였으나 억울하게 쫓겨나 어두운 뒷골목을 떠돌며 칼..

인물야담 13:5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