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바닷물이 성난 용처럼 울부짖으며 암초를 때리던 그날 아침, 진도 울돌목의 물살은 마치 피를 갈구하듯 붉은 안개를 머금고 소용돌이쳤습니다. 열두 척의 배로 백삼십 척이 넘는 왜적의 대함대를 마주해야 했던 절체절명의 날, 조선 수군의 진영 뒤편에선 아무도 모르는 칼날이 번뜩이고 있었지요.어둠 속의 밀담과 세 닢의 엽전선조 삼십 년 정유재란의 불길이 남쪽 바다를 집어삼키던 때, 전라도 해남의 벽파진 포구 주막 뒤편에 음산한 그림자 둘이 마주 섰더랍니다."장군이 죽어야 이 전쟁이 끝나고, 그래야 자네도 살고 나도 산다네."탐욕스런 눈빛의 군관 배상호가 쉰 목소리로 속삭이며 은화 주머니를 내밀었습니다. 배상호는 왜적의 기세에 겁을 집어먹고 이미 왜장 구루시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간세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