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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 밑에서 흘러나온 피 묻은 짚인형과 사라진 현감의 숨겨진 비녀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칠흑 같은 밤이었습니다. 깊은 산골짝 외딴 암자의 툇마루 밑에서 난데없는 여인의 서글픈 곡소리가 새어 나왔지요. "아이고, 아이고… 내 목을 돌려다오…" 소름 끼치는 울음에 풍경마저 파르르 떨리던 괴이한 밤이었습니다.외딴 암자의 밤손님숙종 임금 시절, 강원도 영월 땅 험준한 산자락에 무량암이라는 작고 낡은 암자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누이의 넋을 기리며 홀로 불공을 드리던 낙향 선비 배진우가 머물고 있었지요. 진우는 본래 바르고 강직한 성품이었으나, 삼 년 전 홀연히 사라진 누이 배씨의 행방을 찾지 못해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았습니다.그런 암자에 비바람을..

기담·괴담 01:17:44

가난한 약초꾼의 누렁이가 한밤마다 엽전을 물고 서당 훈장의 뒤뜰로 달려간 사연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삼경(三更), 충청도 음성현의 낡은 초가집 문밖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멍, 멍!"나직한 울음소리에 문을 열어젖힌 사내는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누렁이 녀석의 주둥이에서 툭 떨어진 것은 흙투성이가 된 엽전 세 닢이었습니다.피투성이 누렁이와 약초꾼때는 숙종 대의 일이었더랍니다. 음성현 깊은 골짜기 밑마을에는 박태석이라는 젊은 약초꾼이 홀로 병든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천성이 우직하고 착하여 남에게 모진 말 한마디 못 하던 태석은 산에서 캔 약초를 장터에 내다 팔아 겨우 입에 풀칠을 했지요.그의 소원은 오직 노모의 오랜 기침병을 고칠 비싼..

조선야담 01:09:45

피 묻은 배냇저고리와 절름발이 지게꾼이 품어 기른 감영의 주인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숙종 이십오 년, 눈보라가 살을 에는 섣달그믐 밤이었지요. 황해도 봉산 고을 어귀의 허물어져 가는 당산나무 밑에서 까무러치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더랍니다.지게를 내려놓고 다리를 절룩이며 다가선 총각은 눈밭에 파묻힌 붉은 비단 포대기를 발견했습니다. 사내아이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고, 아이의 작은 가슴팍에는 모란꽃이 금실로 수놓아진 배냇저고리가 피로 붉게 얼룩져 있었지요.눈밭에 버려진 핏덩이총각의 이름은 칠복이었습니다. 어릴 적 마차에 깔려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데다 가진 것 없는 품팔이 왈짜 신세였으나, 심성만큼은 산골 옹달샘처럼 맑은 위인이었지요.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남에게 손벌리..

조선야담 01:00:42

살얼음 언 고갯길서 거지에게 누더기 두루마기 벗어준 장돌뱅이의 뜻밖의 횡재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살을 에는 삭풍이 문풍지를 찢을 듯 울어대던 숙종 십육년 동짓달, 평안도 영변 땅 백운령 고갯마루에는 피비린내 나는 욕심과 눈물겨운 온정이 한데 뒤엉켜 소용돌이치고 있었지요.손발이 꽁꽁 얼어붙어 까마귀조차 날기를 포기한 그 험한 빙판길에서, 한 사내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흔든 기이한 만남이 시작되었더랍니다.꽁꽁 언 고갯길의 헌 두루마기평안도 장터를 떠돌며 바늘과 무명필을 팔던 봇짐장수 배칠성은 천성이 우직하고 여린 사내였습니다.팔십 노모의 약값 백 냥을 마련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십 년 넘게 무거운 봇짐을 지고 삼남과 이북을 발이 부르트도록 헤맸지만, 손에 쥔 돈은 늘 푼돈뿐이었지요.그날도 영변 장에..

피 묻은 편지 한 장을 품고 대호의 목을 겨눈 사내의 정체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바람이 유난히도 사납게 울부짖던 단종 원년 시월의 그믐밤이었지요. 한양 돈의문 밖 서대문골 김종서 대감의 저택 둘레로 불길한 그림자가 소리도 없이 스며들었습니다.그림자의 주인은 다름 아닌 수양대군이었고, 그 곁에는 서슬 퍼런 쇠몽둥이를 품에 숨긴 심복 임어을운이 도사리고 있었더랍니다. '백두산 호랑이'라 불리던 좌의정 김종서를 쓰러뜨리지 않고서는 결코 천하를 거머쥘 수 없다는 탐욕이 빚어낸 핏빛 밤이었습니다.어둠 속에 숨겨진 편지 한 장수양대군의 측근 중에는 묵묵히 칼을 갈던 '한치복'이라는 젊은 별무사가 있었지요. 과묵하고 날랜 몸놀림으로 수양의 눈에 들어 이번 거사의 호위 무사로 발탁된 사내였..

조선야담 00:41:19

금배를 훔친 도둑 까마귀와 대추나무 뒤에 숨은 탐관오리의 올가미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저놈의 목을 당장 쳐라! 감히 나랏님께 바칠 진상품을 훔쳐 먹고도 발뺌을 하느냐!"서릿발 같은 호통에 곤장을 맞던 사내의 피가 형틀 바닥을 붉게 적셨습니다. 까마귀가 포르르 날아오르자마자 과수원 가지에서 황금빛 배가 뚝 떨어져 박살이 났으니, 세상천지 이런 고약한 우연이 어디 있겠습니까.탐욕스런 사또와 가난한 과수원지기때는 조선 숙종 임금 시절, 경상도 상주목의 한 외딴 골짜기 마을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돌밭을 일구어 배 농사를 짓는 농부 '배달수'가 살고 있었지요. 달수는 천성이 우직하고 흙밖에 모르는 숙맥이었는데, 그에게는 아흔 노모의 약값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습니..

조선야담 00:32:57

새벽 성문을 넘은 옹기 항아리와 재상 대감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새벽국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숙종 임금 치세의 어느 늦가을 밤이었습니다. 인적이 끊긴 야심한 시각, 경기도 남한산성 성벽 아래 외딴 주막에서는 화톳불 연기가 쉼 없이 피어오르고 있었지요.큰 가마솥 안에서는 쇠갈비와 전복, 해삼, 배추속대, 표고버섯이 한데 엉겨 은은한 육수 냄새를 뿜어냈습니다. 바로 한양 사대부들이 새벽종이 울릴 때마다 문갑을 열고 찾는다던 새벽 해장국, 효종갱(曉鐘羹)을 끓여내는 중이었더랍니다.남한산성의 백정과 얼어붙은 솜옷이 주막을 지키는 이는 손맛 하나로 산성 안팎에 이름을 떨친 백정 출신 국밥 장수, 장덕수였습니다. 그는 거친 손과 묵묵한 성미를 지녔으나, 밤마다 끓인 뜨거운 국을 두꺼운 옹기에 담아 ..

조선야담 00:24:49

지리산 바위굴에 숨겨진 억새풀 활과 겨드랑이에 깃털 돋은 아기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어두운 밤, 지리산 자락의 깊은 골짜기에서 피비린내와 함께 쇳소리가 진동했더랍니다. 횃불 수백 개가 산비탈을 붉게 물들이며 타오르는데, 바위 꼭대기에 선 한 사내의 등 뒤로 붉은 날개가 펄럭이고 있었지요. 그 날개는 사람의 살갗에서 돋아난 진짜 깃털 날개였으니, 관군들은 사시나무 떨듯 칼자루만 쥐고 얼어붙었더랍니다.날개 달린 아이의 울음소리조선 성종 임금 시절, 전라도 남원부 운봉현의 메마른 산골 마을에 천민 백정 출신인 최달석이라는 사내가 살고 있었더랍니다. 달석은 착하고 과묵하여 그저 가난한 아내와 함께 굶지 않고 평온하게 사는 것만을 바라는 사람이었지요.그런데 달석의 아내가 달포 만에 사내아..

민담·설화 00:15:38

대동강 푸른 물에 엽전을 던진 사내와 한양 판서댁 조카의 눈물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저기 강물 한 바가지 길어 가는 데 엽전 한 닢씩 똑똑히 내놓으시오!”평양성 만경대 앞나루에서 난데없는 고함이 터져 나오자, 물동이를 인 아낙들과 물지게꾼들이 줄을 지어 엽전을 짤랑거리며 바쳤습니다. 천하에 흐르는 강물을 두고 돈을 내라니, 대관절 이게 어찌 된 영문이었을까요?강가에 나타난 기이한 사내조선 순조 임금 시절, 평양 땅에는 온갖 꾀와 입담으로 세상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김선달이라는 몰락 양반이 살고 있었습니다. 닭을 봉황이라 속여 팔았다 하여 ‘봉이’라는 별칭이 붙은 그는, 가난한 백성을 등쳐먹는 탐관오리와 부패한 한양 양반들을 골탕 먹이는 재미로 살았지요.그 무렵 한양에서는 세도판서..

해학·풍자 00: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