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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의 낡은 짚신 한 켤레가 탐욕스러운 거상의 곳간을 열어젖힌 사연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왜란이 휩쓸고 간 삼남의 길목에는 풀뿌리마저 마르고 사람 뼈가 뒹굴었더랍니다. 흙탕물로 배를 채우던 백성들의 목구멍을 태우는 것은 굶주림만이 아니었으니, 다름 아닌 한 줌의 소금이 없어서 온몸이 퉁퉁 붓고 썩어 들어가는 생지옥이었지요.그런 생지옥 한가운데로, 정일품 영의정의 벼슬을 지낸 서애 유성룡 대감이 흙먼지투성이 누더기를 걸치고 홀로 나귀도 없이 터덜터덜 걸어 들어왔더랍니다.마른논에 소금 비를 기다리듯선조 27년의 봄, 경상도 안동 길목의 풍산포는 소금 한 되가 쌀 열 말과 맞먹을 만큼 귀한 몸이 되어 있었지요. 소금을 쥐고 흔드는 자는 포구의 거상인 배만득이라는 장사치였는데, 왜적이 물러가..

인물야담 2026.10.17

문경새재 흉가에서 홀로 바둑 두던 여인이 흘린 피눈물과 숨겨진 유서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문경새재 험준한 산마루에는 까마귀조차 날기를 꺼린다는 깊은 골짜기가 하나 있었더랍니다. 칡넝쿨이 귀신 머리채처럼 얽힌 그 골짜기 어귀에는 오래전 버려져 흉흉한 소문만 돌던 기와폐가가 한 채 서 있었지요.날이 저물고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면, 폐가 쪽에서 딱, 딱 하는 맑고도 서늘한 돌 부딪치는 소리가 골짜기를 타고 울려 퍼졌습니다. 그 소리를 따라간 사냥꾼들이 혼비백산하여 돌아와서는, 소복을 입은 여인이 촛불 하나 켜 두고 허공을 마주 보며 바둑을 두고 있더라고 입을 모았지요.비바람 속의 길 잃은 나그네때는 숙종 대의 일이었더랍니다. 한양에서 과거를 치르고 낙방하여 경상도 상주 본가로 터덜터덜 내려..

기담·괴담 2026.10.17

저승 문턱서 붓을 쥐고 살아 돌아와 벗의 흉계를 밝힌 선비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한양 운종가 어귀의 주막 평상 위, 방금 숨이 멎었던 젊은 선비의 입에서 허연 김 한 줄기가 뿜어져 나왔더랍니다. 차갑게 굳어가던 손가락이 꿈틀거리더니 곁에 팽개쳐져 있던 지필묵을 와락 거머쥐었지요."허억! 내 답안지… 내 시권(試券)을 어디로 빼돌렸느냐!"선비가 번쩍 뜬 두 눈에는 핏발이 서려 있었고, 곁에서 곡성을 흉내 내던 동향 벗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해 굳어버렸습니다.과거 길에 품은 칠 년의 한선조 임금 시절, 충청도 충주 목에 살던 남궁현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있었습니다. 총명하고 심성이 올곧아 고을 훈장조차 칭송을 아끼지 않던 수재였지요.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병환 깊은 홀어머니..

눈먼 어미를 업고 천리길을 걸어 과거장에 든 선비가 밝혀낸 흉계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한양 땅 성균관 앞 과거장에 해괴한 광경이 벌어졌더랍니다. 남루한 도포를 입은 젊은 선비가 허리가 굽은 늙은 여인을 등에 꽁꽁 동여맨 채 붓을 쥐고 앉아 있었지요."주상 전하께서 친히 납시어 시제를 내리시는 마당에, 어찌 시정잡배도 아니요 병든 노파를 등에 업고 들어왔단 말이냐!" 시관이 불호령을 내리며 포졸들을 불렀으나, 선비는 미동도 없이 먹을 갈 뿐이었습니다.눈먼 어머니와 찢어진 봇짐때는 숙종 대왕 시절, 전라도 남원 땅 외진 산골에 이진우라는 몰락 양반이 살고 있었습니다. 성품이 대쪽 같고 학문이 깊었으나, 가세가 기울어 짚신을 삼아 눈먼 홀어머니 조씨를 봉양하고 있었지요.진우가 바라는 것..

감동·효도 2026.10.17

기름진 문전옥답을 빼앗은 양반이 피눈물로 읽어 내린 기막힌 유언장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숙종 시절, 전라도 남원 고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곡식이 절로 쑥쑥 자란다는 기름진 땅 스무 마지기가 있었더랍니다.피땀 흘려 돌밭을 일구었던 늙은 소작농 박 서방이 피를 토하며 숨을 거두던 날, 마을 사람들은 통곡 소리 대신 기와집에서 흘러나오는 서늘한 웃음소리를 들어야 했지요.욕심 많은 양반의 마수남원부의 토호 배 진사는 동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구두쇠이자 탐욕스러운 양반이었습니다. 그는 박 서방이 뼈 빠지게 가꾼 기름진 옥답을 늘 탐내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박 서방, 네놈이 지난 흉년에 빌려 간 쌀 서른 섬에 붙은 이자가 벌써 백 섬을 훌쩍 넘겼다. 당장 갚지 못하면 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