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달빛도 숨어버린 그믐밤, 강원도 삼척 고을의 험준한 산수재 너머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그림자처럼 스러져 가고 있었더랍니다. 가파른 바윗길을 맨발에 짚신 한 짝으로 버티며 피를 흘리면서도, 여인의 품에는 작고 낡은 사기호롱 하나가 소중하게 안겨 있었지요.마을 사람들은 밤마다 산수를 넘는 이 여인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삼 년 전 남편을 잃고 눈까지 멀어버린 시어머니를 모시는 청상과부 은실이었는데, 밤마다 넋이 나간 듯 산을 오르내리니 여우에 홀렸다는 흉흉한 소문마저 돌았더랍니다.피 묻은 버선발과 밤안개때는 조선 숙종 임금 시절, 첩첩산중 삼척도호부 묵호포 인근의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은실은 가난한 화전민의 딸로 태어나 천성이 온유하고 효심이 깊었으나, 혼인한 지 반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