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4

칠흑 밤 폐사당의 붉은 궤짝과 백 냥을 훔치려다 들통난 이방의 흉계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조선시대 실화처럼 전해 내려오는 야담(野談)을 생생한 목소리와 그림으로 들려드립니다.YouTube 채널 바로가기 ▶장대비가 산천을 집어삼킬 듯 쏟아붓던 그믐밤, 천둥소리에 산천초목이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산길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나그네의 눈앞에 덩그러니 나타난 것은, 현판조차 썩어 문드러진 기와집 한 채였지요.마을 사람들이 '귀신 나오는 사당'이라 부르며 대낮에도 얼씬하지 않던 폐사당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렸습니다. 빗물에 젖은 짚신을 질질 끌며 사당 안으로 들어선 사내의 눈빛은, 그러나 귀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차분하기만 했더랍니다.비바람을 피해 든 불청객이 사내의 이름은 조원석, 강원도 삼척 땅의 가난한 몰..

쌀 삼백 석 떼먹은 악덕 지주 안방을 차지한 기이한 상속자의 비밀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조선시대 실화처럼 전해 내려오는 야담(野談)을 생생한 목소리와 그림으로 들려드립니다.YouTube 채널 바로가기 ▶서릿발이 하얗게 내리앉던 숙종 삼십삼년 시월 초하룻날, 충청도 홍주목 갈산리 배판술의 아흔아홉 칸 기와집 대문 앞에 허름한 봇짐 하나 멘 젊은 사내가 우뚝 섰더랍니다.사내는 대문짝에 걸린 무쇠 문고리를 거세게 쾅쾅 두드리며 목청을 돋웠지요."이 집 주인이신 배 영감님 계시오! 내가 이 집의 새 주인이 될 사람이오!"기왓집을 울린 마른 벼락문간방에 웅크리고 있던 행랑아범이 기겁하여 달려 나와 사립문을 빼꼼 열었습니다."뉘신데 남의 대갓집 문간에서 이리 방자하게 소리를 지르시오?"행랑아범의 타박에도 젊은 사내는 눈썹 하나..

멍석말이 당해 쫓겨난 머슴이 십 년 만에 마패를 차고 돌아온 까닭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조선시대 실화처럼 전해 내려오는 야담(野談)을 생생한 목소리와 그림으로 들려드립니다.YouTube 채널 바로가기 ▶서릿발이 매섭게 몰아치던 숙종 이십 년의 겨울밤이었습니다. 충청도 목천현의 세도가 배 진사 댁 솟을대문 밖으로 피투성이가 된 사내가 가마니 짝처럼 내던져졌지요."네놈이 감히 종년과 눈이 맞아 내 귀한 백자 항아리를 훔쳐 달아나려 해? 내 당장 관가에 넘겨 능지처참을 시킬 것이로되, 그간 부려먹은 정이 있어 목숨만 살려주마!"피 묻은 가마니와 놋숟가락문이 쾅 닫히고, 눈밭에 처박힌 사내의 이름은 바우였습니다. 바우는 일곱 살 적에 흉년을 만나 배 진사 댁에 스스로 몸을 판 붙박이 머슴이었지요. 천성이 우직하고 꾀를 부릴..

피 묻은 배냇저고리와 절름발이 지게꾼이 품어 기른 감영의 주인

▶ 유튜브 채널 「조선시대야담방」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조선시대야담방YouTube 채널 바로가기 ▶숙종 이십오 년, 눈보라가 살을 에는 섣달그믐 밤이었지요. 황해도 봉산 고을 어귀의 허물어져 가는 당산나무 밑에서 까무러치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더랍니다.지게를 내려놓고 다리를 절룩이며 다가선 총각은 눈밭에 파묻힌 붉은 비단 포대기를 발견했습니다. 사내아이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고, 아이의 작은 가슴팍에는 모란꽃이 금실로 수놓아진 배냇저고리가 피로 붉게 얼룩져 있었지요.눈밭에 버려진 핏덩이총각의 이름은 칠복이었습니다. 어릴 적 마차에 깔려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데다 가진 것 없는 품팔이 왈짜 신세였으나, 심성만큼은 산골 옹달샘처럼 맑은 위인이었지요.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남에게 손벌리..

조선야담 202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