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칼바람이 살을 에는 북방 강계 땅의 겨울밤, 관아의 작은 별당에는 살얼음 같은 침묵이 흐르고 있었더랍니다. 숯불 화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이는 백발이 성성한 유배객과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을 한 관기였지요.얼어붙은 북녘 땅의 은밀한 밀명선조 임금 시절,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평안도 강계 땅으로 쫓겨온 송강 정철은 그저 낡은 붓과 술병에 기대어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시와 풍류로 천하를 울렸던 대문장이었으나, 거친 북변의 삭풍 앞에서는 그저 초라한 늙은이에 불과했지요.그런 그가 머무는 처소에 어느 날 밤, 관아에서 가장 빼어나다는 기생 진옥이 홀로 찾아왔습니다. 옥처럼 맑고 차가운 자태를 지닌 진옥은 술잔을 채우면서도 단 한 번 미소를 짓지 않았지요. 진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