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사이로 묘한 곡소리가 도성 서쪽을 흔들었더랍니다. 눅눅한 흙먼지가 피비린내와 뒤섞여 올라오던 영조 28년 유월의 그믐밤, 굳게 닫힌 돈의문 밖 돌담 아래에는 젖은 소복을 입은 여인의 그림자가 어김없이 어른거렸지요.그 길목을 지나는 길손마다 헛것을 보았다며 사지가 뒤틀려 쓰러지기 일쑤였는데, 귀신을 마주한 자들의 입에선 한결같이 "붉은 댕기를 쥔 손이 목을 조른다"는 비명만 터져 나왔습니다.서대문 밖 주막의 수상한 손님들한양포도청의 참모포교 배도현은 무뚝뚝하지만 억울한 사정을 보면 제 밥상도 엎고 나서는 대쪽 같은 성품이었지요.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도성 백성들이 억울한 누명 없이 다리 뻗고 자는 평온한 세상뿐이었습니다. 빗줄기가 처마를 뚫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