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어둠이 짙게 깔린 한양 북촌, 높다란 솟을대문 안쪽에서 별안간 묵직한 자물쇠 부서지는 소리가 났더랍니다. "도둑이야! 곳간 문이 열렸다!" 야경꾼의 다급한 꽹과리 소리가 고요한 밤공기를 찢어발겼지만, 이미 커다란 그림자 여럿이 쌀가마니를 짊어지고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지요.그 밤, 조정의 실세라 불리던 좌의정 윤창호의 사가에서 무려 삼백 석이나 되는 쌀과 은화 천 냥이 털렸습니다. 기이하게도 털린 곳간 벽에는 붉은 먹으로 큼지막한 참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그림이 버젓이 남겨져 있었지요.어둠 속을 나는 참새이 신출귀몰한 도둑의 우두머리는 저잣거리에서 '참새'라 불리는 사내, 배동출이었습니다. 동출은 본래 함경도 변방의 군관 출신이었으나, 부패한 상관의 모함으로 쫓겨난 뒤 도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