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으로 먼저 만나 보세요선조 임금 시절, 한양 남산 밑 백사(白沙) 이항복 대감의 사랑채 지붕 위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살금살금 기어들었더랍니다.스산한 초겨울 바람이 문풍지를 흔들던 야심한 밤, 창호지 문틈으로 칼날 같은 비수가 쑥 들어와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지요.서까래 밑에 숨어든 칼잡이방 안에는 기름등잔 하나가 가물거리고 있었고, 백사 대감은 벼루에 먹을 갈며 책장을 넘기던 중이었습니다. 문이 스르륵 열리자 복면을 쓴 건장한 사내가 방 안으로 불쑥 뛰어들었지요. 번쩍이는 칼날이 백사의 목덜미 턱밑까지 바짝 다가섰습니다."소리치면 목숨은 없다. 집안의 패물과 은자(銀子)를 몽땅 내놓아라!"그 도둑의 이름은 최달식이라 하였는데, 본래 관군의 힘센 마부였으나 억울하게 쫓겨나 어두운 뒷골목을 떠돌며 칼..